한국인이 번역한 최초의 한글 주기도문이 발견됐다.
한국기독교사연구소(소장 박용규 교수)는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수정(1842~1886)의 주기도문 번역본이 실린 ‘더 바이블 소사이어티 레코드(Bible Society Record, 이하 BSR)’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BSR은 미국성서공회가 발간한 잡지로 1885년 5월호에 ‘THE LORD’S PRAY ER IN COREAN’이라는 제목으로 한글로 된 이수정 주기도문을 게재했다. 이 주기도문은 세로 9줄에 총 161자로 이뤄져 있다.
BSR은 이 책에서 “현재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첫 기독교 개종자 중 한 사람인 이수정이 손으로 쓴 주기도문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독자들은 확실히 그 주기도문을 흥미를 가지고 볼 것”이라고 소개하며 이수정이 쓴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한글 주기도문이 처음 등장한 것은 중국 동북지역에서 선교활동을 전개하던 스코틀랜드 출신 존 로스 선교사가 번역한 마태복음이 1884년 출간되면서부터다. 그러나 박 교수은 지난해 여름 미국 동부의 어느 대학 고문서실에서 한국 관련 자료를 찾던 중 이수정의 주기도문을 발견하게 됐다.
박 교수는 “로스는 마태복음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주기도문을 번역했다”며 “한국인으로서 주기도문 번역은 이수정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수정의 번역이 로스의 주기도문보다 더 완성된 형태의 주기도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수정의 번역본은 로스 번역본과 달리 주기도문 후반부에 등장하는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까지 완역돼 있다.
박 교수는 “BSR에 나타난 기록에서도 이수정의 성경번역 사역이 존 로스의 번역사역과 독립적으로 진행된 것임을 밝히고 있다”며 이수정의 주기도문이 로스의 성경번역과 별개로 독자적으로 진행된 점에서 교회사적 의의가 있음을 강조했다.
한편 이수정은 1882년 박영효의 수행원 자격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복음을 접하고 1883년 4월 세례를 받았다. 이후 이수정은 미국성서공회 루미스 선교사 등의 권유를 받아 성경을 한국어로 번역했다. 언더우드 선교사는 이 성경을 들고 내한했으며 첫 선교사가 입국하면서 그 나라 말로 번역된 성경을 갖고 온 사례는 한국이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