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철 교수(성결대학교 설교학)
신학교교육은 그 목표에 있어 신자양성, 학자양성, 전도자양성, 목회자양성 등을 지향하지만 아무래도 그 중 목회자양성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문제는 신학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 중 가장 크고 반복적으로 들려지는 소리가 학교에서 배운 원리가 현장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도한호는 “신학교의 커리큘럼이 교회에 적합한가?”라는 그의 논문에서 신학교육과 목회현장 사이에 어떤 간격이 발생했음을 지적하면서 신학이 단지 소수 지식인의 학문적 성취나 이론투쟁의 장이 아니라 목회현장이 필요로 하는 실제적, 논리적, 신학적 자료를 제공하는 생산의 장이어야 함을 강조한 바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 누군가는 신학교에서 배운 대로 목회하면 100% 실패한다는 심한 자괴감이 섞인 말을 하기도 했는데 지나친 표현임에 분명하지만 그만큼 현장성을 잃어버린 신학교육의 문제가 심각함을 시사한다 하겠다.
도한호가 그의 논문에서 네 개 대학교(서울신학대학교,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신대학교, 침례신학대학교)의 커리큘럼을 검토하여 발견한 문제점 중 하나도 바로 ‘현장교육프로그램의 부족’이었다. 이 결과는 비단 조사의 대상이었던 네 개 신학대학교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결국 교회는 ‘훈련받은 일꾼’을 요청하고 있는데, 신학교육기관은 ‘교육받은 일꾼’만을 배출하고 있는 수요공급의 질적 불균형을 보이고 있는 것이 오늘날 우리 교회의 현실이다. 총 쏘는 법도, 적을 어떻게 제압할 지도 모르면서 그저 전쟁터로 떠 밀려져 생사의 갈림길에서 스스로 총 쏘는 법을 그리고 적을 제압하고 나와 내 가족의 생명을 구하는 길을 찾아야만 하는 외로운 병사의 모습이 바로 우리 목회자의 모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현실분석으로부터 우리는 몇 가지 제안을 할 수 있겠는데, 첫째는 목회와 신학의 접촉점을 보다 확대하기 위해 신학교육의 커리큘럼이 조정되어야 한다. 일단 교회현장을 위한 커리큘럼의 개발이 필요하다. 설교학(석의와 설교/설교클리닉/설교자의 언어/설교자의 스피치/설교자의 이미지/설교전달 등), 예배학(경배와 찬양/CCM/찬양인도/보컬 트레이닝 등), 기독교문화컨텐츠, 제자훈련(CELL/아버지학교/구약신약파노라마/전도폭발 등) 등 기존의 과목이 다분히 이론적이었다면 구체적이고 임상적인 성격으로 많이 개설되어야 한다.
둘째로 목회자나 목회자 후보생의 영성과 관련해 소명, 은사, 성격, 영성의 위기, 목회자의 가정, 목회와 돈, 목회와 성 등 목회에 들어가서도 계속 갈등과 혼란의 여지가 있는 실질적인 이슈들에 대해 학생 개인의 상태를 진단하고, 성장 또는 치유를 목적으로 하는 일종의 개인과 목회를 통합하는 PMI(Personal and Ministry Integration) 프로그램을 매 학기 1학점 필수과목으로 개설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학생들의 자료나 성장 계약서 등은 비공개로 보관하되 당사자는 학기 중 어느 때나 그리고 졸업 후라도 열람할 수 있고, 원하는 경우 성장계약을 계속할 수 있도록 연장프로그램을 연계, 관리한다면 학교를 떠난 후에도 지속적으로 소위 맞춤형 교육과 상담이 가능한 것은 물론 자연스레 학교와 교회의 파트너십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전인적 관리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셋째로 목회자 계속교육 또는 평생교육이 교단이나 신학대학 또는 지방회 등을 통해 깊은 관심과 지속적인 열정을 가지고 준비되어지고 진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단순히 1회 성의 특별 강연을 지양하고, 최소 주 1회, 1년 과정 정도의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거나,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교육을 담당할 ‘설교자 학교’(Preacher's School)를 준비,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성결대에는 2006년부터 격주로 1년을 주기로 모임을 갖는 재학생들의 설교모임(말씀사랑)이 5년째 진행되고, 2009년부터 3차례 방학을 이용한 설교특강과 클리닉을 이어 온 신대원 졸업생 모임이 있는데 최근 이 두 모임을 통합 2010 말씀사랑 오픈특강: 설교특강 및 클리닉(로마서)을 개최한 바 있다. 개 교회와 신학대학 그리고 총회가 더 이상 설교자를 전쟁터에 홀로 떠미는 외로운 병사 만들기를 중단하고, 삼자(三者)가 파트너십(Partnership)을 가지고 ‘적진을 파하는 강한 군사’ 만들기에 힘을 합할 수 있기를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