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철 목사 [청지기교회]
올해 우리 교단이 선교 115주년 연차대회 및 100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만만치 않은 역사를 자랑하게 되었지만 이런 역사는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를 안겨주기도 한다.
그것은 바람직한 세대교체에 대한 요구이다. 실제로 한국교회는 세대교체기에 심각한 분열과 다툼으로 많은 성도들과 사회에 실망을 안겨주고, 부정적인 시각을 확산시키는 주범이 되어 왔다. 그런 면에서 요즘 타 교단에서 들려오는 몇 가지 소식은 우리에게 눈여겨볼만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먼저는 선한목자교회의 유기성 목사이다. 그는 여러 해 전부터 장로들과 더불어 65세 은퇴를 선언하고 신임 목회자를 투명하게 인선해서 목회철학을 공유하고 이제 2년 후면 은퇴하게 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물론 그는 교단(기독교대한감리회)에서 정한 나이와 같이 만 70세까지도 충분히 잘 목회할 수 있겠지만 목회 리더십이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청년계층이 소외되고 교회도 같이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부인할 수 없기에 미리 차세대 목회자를 선정해서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우리 교단에서 잊을만하면 언급되는 목회정년 연장안에 대해서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이것은 오히려 사회의 세태를 거스르는 시대 역행적인 안이라고 생각한다. 정년은 그대로 유지하는 상태에서 오히려 은퇴 후 새로운 선교지 및 목회의 방법을 총회에서 연구하고 제시해야 될 것이다.
최근에 필자는 같은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들과 더불어 ‘60대, 변화와 성장에 미쳐라’라는 책을 읽었다. 책의 저자는 55년생 66세, 은퇴를 5년 앞둔 목회자로서 은퇴 이후에도 왕성하게 활동하며 영향력을 끼치며 사는 것을 꿈꾸며 치열하게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우리 교단에서도 단지 은퇴자의 생활비 안정 정도의 차원을 넘어서 은퇴 이후에도 사역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을 모색하고 안내하는 일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최근에는 대선을 앞두고 제1 야당 국민의 힘에서 30대 당대표가 선출되어 나라 전체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향후에 이것이 정권교체로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30대 당대표가 갖는 상징성만으로도 차세대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묘책이 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또 하나의 예는 분당 우리교회의 이찬수 목사이다. 그는 교회를 30개 교회로 분산하고 본교회가 5,000명 이하로 줄지 않으면 사임하겠다고 하는 배수진을 치고 이 일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1세대 신앙선배들의 헌신으로 말미암아 급격한 부흥 및 고도성장을 맛보았다. 서로 경쟁적으로 교회 건물을 올리고 대형교회가 되기 위해 달려갔다. 그 결과 한국교회는 본연의 거룩성을 잃어버리고 세상과 전혀 구별되지 않아 욕을 먹고, 이제는 역성장을 넘어서, 쇠락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때에 개교회의 거대화를 포기하고 오히려 한국 교회 전체의 건강을 생각해서 기꺼이 교회를 나누는 모습은 목회가 무엇인가라는 생각 자체를 다시 품게 하는 도전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일찍이 높은 뜻 숭의교회가 4개의 교회로 나뉘어서 세대교체를 이루었고, 최근에는 100주년 기념교회가 전임자가 조건 없이 은퇴하고 이후에 제왕적 담임목사의 폐해를 막고 한국교회 담임목사직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목회의 협동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목회 및 행정, 영성, 대외, 교회학교 각 4분야의 공동담임목회자를 후임으로 세워서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
형태가 어떻게 되었든 중요한 것은 정말 하나님이 기뻐하실 바람직한 세대교체를 이루는 것이다. 그래서 최대한으로 목회 공백 및 누수를 막고, 세대교체가 곧 이후세대의 영적인 부흥과 새로운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한국교회가 되고, 이를 선도하는 우리 교단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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