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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모던 시대의 신학적 진단
포스트모던 시대의 신학적 진단
2011-01-20 오후 3:23:00    성결신문 기자   


성기호 목사 (전 성결대 총장·새에덴교회)


역사학자인 아놀드 토인비에 의하면 포스트모던(post-modern)이라는 말이 세계1차 대전을 기점으로 쓰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세계1차 대전은 현대로부터 후기 현대사회로의 대 전환 시기였다. 역사적 전환을 나타내기 위하여 1930년대부터 포스트모던이라는 말이 사용되었으나 그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1980년대에 들어와 건축, 문학, 예술, 철학, 사회과학 등 학술분야와 대중문화에까지 포스트모던이라는 말이 널리 쓰이기 시작하였고 20세기 후반의 시대정신으로 간주되기 시작하였다.

#포스트모던신학의 특징은 객관적이고 보편적 진리의 존재를 부정하고, 상대주의 입장에서 기독교의 초월성과 성경의 절대성을 배격하는 것이 특징

신학적으로는 포스트모던 신학의 출발점을 칼 발트로 보는 것이 보편적 견해인데 신학에서 포스트모던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사람은 「과정 속의 종교」(Religion in the Making)란 저서를 낸 존 캅(John B. Cobb)이다. 아직까지 포스트모던 신학의 정립이 이루어지지 않고 과정 중에 있다고 보아야 하나 그 대체적인 추세는 현대의 이성주의 신앙의 해체를 목표로 하는 사상운동이라 할 수 있다.

객관적이고 보편적 진리의 존재를 부정하고 상대주의 입장에서 기독교의 초월성과 성경의 절대성을 배격한다. 포스트모더니즘의 한 형태로 나타난 종교다원주의(Religious Pluralism)는 기독교를 여러 다른 신앙 가운데 하나로 취급한다. 따라서 기독교의 절대적 진리와 영원불변적 실재, 보편적 진리의 존재를 부정한다. 신학적 독선주의와 교파주의를 극복하고 정치적으로 연합하는 운동을 추구한다.

세계2차 대전을 겪은 후 1948년에 시작된 교회연합운동은 세계교회협의회(The world Council of Churches: WCC)를 조직하게 했고 ‘하나의 교회’, ‘하나의 세계’를 추구하는 가운데 종교가 사회와 정치문제에 깊숙이 간여하기 시작했고, 종교 간의 갈등을 넘어 평화와 협력을 이루려 대화(dialogue)를 강조하게 되었다. 전쟁 없는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세계정부의 탄생이 필요하고, 환경문제를 포함한 사회 정의와 가난한 자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교회가 온건한 개혁보다는 혁명적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계교회협의회에서 ‘교회’라는 개념은 반드시 기독교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천주교는 물론 불교와 회교까지 포함하는 종교 간의 화해와 협력을 모색하며 대화를 강조한다.

정의를 추구하는 일이라는 명목을 내세워 합법적 정부를 반대하는 공산 반군에게 지원금을 보내기도 하고 반정부 투쟁을 공언하기도 한다. 종교 간의 화해를 도모하는 뜻으로 수녀와 비구니들이 연합 찬양단을 구성하고, 세계교회협의회 총회에 타 종교 지도자들을 초청한다. 한국에서도 불교와 기독교가 성탄절과 석탄일에 서로 축하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고, 초월적이고 배타적인 기독교 교리를 주장하다보면 다른 종교와의 갈등이 생길 수 있기에 이제는 기독교 선교를 그만두어야 한다는 모라토리움(moratorium)을 주장하기도 한다.

#종교다원주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한 형태로 나타났으며, 기독교를 여러 다른 신앙 가운데 하나로 취급해 ‘교회 밖의 구원’을 주장

종교다원주의에서는 기독교 외에도 구원이 있다는 ‘교회 밖 구원’을 주장한다. 교회 안과 교회 밖을 구분하는 전통적 기독교의 구원관을 배격하며 다른 종교에도 진리가 있고, 구원이 있기에 기독교로의 개종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또 각 종교가 믿고 의지하는 ‘신’의 이름은 다양하나 그 근본적 실체는 동일하다고 가르친다. 즉, 기독교가 믿는 초월적 자존자(自存者)이신 하나님과 다른 종교의 신들이 근원적으로 동일하다는 말이다. 계시종교인 기독교를 일반 종교들과 같은 위치에 놓기 위해 기독교 신앙의 기초가 되는 성경에 대해 그 영감성과 무오성도 부정한다. 성경의 기적을 믿지 않고 인간의 이성과 과학으로 증명할 수 있는 부분만 인정하려 한다.

한국의 자유주의 신학대학에서 교수를 하는 분이 학보 머리기사로 쓴 글에 「아직도 성경의 영감설을 믿는 사람이 있는가?」라는 도전적 제호가 의미하는 바는 성경의 진정성과 무오성을 부정하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다. 다른 종교를 인정하고, 다른 종교의 신과 경전에도 진정성이 있다고 할 때 종교 간의 외형적 평화가 이루어질는지 모르지만 이러한 종교혼합주의는 기독교의 진리와 초월성을 희생시킬 수밖에 없다.

바벨론의 느부갓네살 왕이 무서운 꿈을 꾸고 그 꿈을 잊어버린 후 자기의 꿈과 그 해석을 알게 하라는 무리한 명령을 내렸을 때 다니엘이 그 꿈을 해석한 것은 바벨론제국으로부터 세계 종말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적 진행을 보인 것이다(다니엘 2장).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께서 이 세상 나라를 멸하실 때는 쇠와 진흙이 섞인 발가락 시대이다. 서로 섞일 수 없는 두 가지 요소가 외형적으로 하나인 것처럼 보이는 혼합주의가 팽배할 때 세상의 종말이 온다.

즉 사람의 손으로 던진 것이 아닌 돌이 느부갓네살이 보았던 우상을 쳐 부셔뜨리고 태산을 이루어 온 세계에 가득하게 된 것은 세상 나라들을 멸하시고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가 설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세상의 종말에 혼합주의적 양상이 두드러질 것을 예언한 것이다. 사상적, 종교적 절대주의를 정죄하고 국제관계와 정치에서 뿐 아니라 종교와 문화, 환경문제에도 이념과 신앙을 초월한 공통적 요소를 상호 존중하며 협력하려는 혼합주의가 대중적 지지를 바탕으로 기승을 부리게 될 것이다.

#우리에겐 계시 종교인 기독교의 초월성과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 복음의 절대성을 혼합주의 물결 속에서 지켜내야 할 의무 있어

신비주의의 본산인 인도 종교가 서구인들의 관심을 끌게 되고, 미신적 신비주의가 범신론 내지 다신론적 사고로 발전하여 혼합주의적 양상을 띠게 될 때 기독교의 세속화는 가속화되고 인본주의적 자유주의 신학이 평화와 공존을 추구하려는 많은 사람들의 지지를 얻게 될 것이다. 모든 만물은 신성을 가지고 있고 사람은 그러한 신성을 회복함으로 신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뉴에이지(New Age) 운동에서 주장된다. 모든 만물에 신성이 있다는 주장은 불교의 윤회설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어서 자연보호, 생명존중을 앞세워 개발과 발전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일이 허다하다.

가난하고 억눌린 자의 인권, 사회적 정의 구현, 평화와 공존이라는 명제를 내세우며 사상과 신앙을 초월한 협력을 추구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혼합주의 물결 속에서 기독교인들이 지키고 따를 포기할 수 없는 절대적 진리가 있다.

계시 종교인 기독교의 초월성과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 복음의 절대성 등을 혼합주의 물결 속에서 지켜내야 하겠고 교회의 거룩성을 회복하고 신자의 삶 속에서 성령의 열매를 맺는 빛된 생활이 요청된다. 교역자로부터 교회의 중직자들이 앞장서서 거룩한 삶을 삶으로 세상의 본이 되어야 하고, 교회는 그 머리되신 그리스도의 뜻에 따라 성결성을 회복하여야 한다. 안디옥에서 신자들을 ‘그리스도인’ 즉 ‘그리스도에게 속한 자들’이라고 불렀던 것처럼 세상이 교회와 신자를 거룩한 단체와 ‘성도’라 부를 수 있을 때 기독교의 초월성과 절대성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성경과 기독교 진리에 관한 문제 뿐 아니라 기독교인들은 환경과 인권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세상의 소금’이며 ‘세상의 빛’으로서 부패와 흑암 속에서 더욱 맡겨진 사회적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어야 하겠다. 공산주의가 깃들이는 소외되고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복지문제도 더욱 관심을 가짐으로 영혼 구원 뿐 아니라 사회적 구원에도 일익을 감당해야 한다.

기자 : 성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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