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춘 장로(시흥중앙교회)
5월 23일 병원에 입원하기 전 눈물의 가정예배를 드렸다. 욥1:21~22 ‘원망하지 말라’의 제목으로 예배를 드리는데 눈물이 앞을 가려 말씀을 읽을 수 없었고 목이 메여 찬송을 부를 수 없었지만 식구들에게 남기고 싶은 한마디 ‘어떤 상황도 하나님이 허락하신 것이니 절대 원망하지 말고 살아라’라는 한마디였다. 말씀이 끝나고 기도시간에 나는 나를 가장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안수기도를 받고 싶어 누워서 온 가족의 사랑의 기도를 받을 수 있어 행복했다. 사랑의 힘이 바로 치유의 능력이니까.
5월 25일 오전 10시 30분 드디어 수술실로 이동하였다. 11시 10분 마취마스크 속에서 심호흡을 한 뒤 나는 그 다음날 중환자실에서 깨어났다. 그러나 수술실 밖에 있던 식구들은 초죽음이었다. 5~6시간이라던 수술시간은 수술실로 이동한지 10시간만인 저녁 8시 30분이나 되어서 나왔으니 그동안 가족들의 고통은 얼마나 컸을까 짐작이 된다.
5월 26일 위부분절제, 담낭제거. 췌장부분절제, 십이지장제거 등 5가지 이상의 장기를 제거하고 새로 만드는 대수술이어서 링거 2개, 무통주사 1개, 인슈린주사 1개, 속쓰리지 않는 주사 1개 등 5개가 들어가고 위액배출호스, 소변배출호스, 담즙배출호스, 췌즙배출호스, 수술적출물 배출통 2개 등 나오는 것 6개 등 모두 내 몸에는 11개의 호스가 달려 있었다.
수술성공의 신호는 가스가 나오는 것으로 시작하여, 그 후 장의 기능을 시험하는 첫 번째 식사가 30㎖의 물이다. 어린아이 감기약 시럽 1컵에 해당하는 분량인데 그 작은 물을 놓고 우리 부부는 얼마나 눈물을 흘리며 감사기도를 하였는지 한 모금도 안되는 물을 30번 씹으며 새로 만들어진 내장에 처음 들어가는 물이 잘 통과하기를 기도하면서 평상시 풍성한 식사에 왜 감사하지 못했었는지를 뒤돌아 보게됐다.
수술환자들은 복대를 하고 링거꽂이를 밀며 병실복도를 걸으며 운동을 한다. 1바퀴는 대략 100m는 되는데 나는 3바퀴만 돌아도 힘든데 10바퀴씩 도는 사람들도 있다. 운동을 안 하면 아무리 수술을 잘 해놔도 장이 유착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긴다는 구실로 내가 할일도 안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나님이 하실 일, 의사가 할 일, 내가 할 일이 있는 것이다. 내가 기침을 하지 않고 운동을 하지 않으면 아무리 수술이 잘 되었어도 폐와 장이 제 기능을 회복하지 못한다는 것은 신앙생활에서 명심해야할 대목이다.
병원에 누워 있으면 얼마나 많은 검사와 주사를 맞는지 모른다. 환자의 입장에서 그것을 다 신경쓰다간 스트레스로 먼저 쓰러지게 될 것이다. 모든 것은 하나님께 맡기고 의사나 간호사의 손길을 통해 하나님이 역사해 주실 것을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우리는 수많은 기도와 예배 속에서 사는데 그러다보면 내가 신앙생활을 잘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질 수 있다. 공예배를 빠지지 않았다는 것보다 수많은 예배 속에서 내가 몇 번이나 마음을 드려 하나님을 만났는지가 더 중요하고 성경을 몇 번 통독했느냐 보다 말씀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얼마나 깨달았는가가 더 중요하며 새벽기도를 며칠째 한다는 것보다 며칠이나 마음을 드렸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마음을 드리다 보니 공예배를 빠지지 않게 되고 말씀을 더 읽게 되고 기도를 더 하게 되었다는 것과 겉으로 볼 때는 비슷하나 하나님 보시기에는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