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평목회 회장 류제곤 목사
5월 11일 아침 무슨 일로 그렇게 분주한지 새벽기도회가 끝나고 급히 집을 나서는 이들이 있었다. 경인지역에서도, 경상도에서도, 충청도에서도 땅 끝 마을에서도 똑같은 일들이 벌어졌다. 부부가 함께 길을 나서는데 옷차림부터 예사롭지가 않다. 목사들이기에 교회 행사나 교단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집을 나서는 것이라면 정장 차림일법한데 그렇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등산복 차림도 아니다. 어정쩡한 차림으로 집을 나선다. 그런데 표정만은 밝고 명랑하다. 생전 처음 수학여행을 떠나기 위해 집을 나서는 초등학생, 바로 그 표정이다. 무슨 일로 모이기에 그렇게도 신나는 것일까? 각자의 출발지는 다르지만 목적지는 대전이다. 만남의 장소도 어느 놀이공원 주차장이다. 그렇다고 놀이공원 관람을 목적으로 모이는 모임도 아니다. 그냥 서로의 만남을 위해 약속한 장소일 뿐이다.
이들은 평안교회(담임 정연동 목사) 출신의 목회자들이다. 이들은 20여 년 전 평안교회 청년들이었다. 주일마다 교회에 모여 한솥밥을 먹으며 봉사하던 청년들이었는데 지금은 모두 성결대학을 졸업하고 영적인 아버지요 스승이신 정연동 목사님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우리 교단에서 목회하는 목회자들이다.
몇몇 형제나 자매들이 더 있지만 해외에 나가있거나 목회를 준비 중에 있기에 첫 모임에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 평안교회는 작지만 힘 있는 교회이다. 인물을 키워서 함께 하나님의 일을 하자는 것이 정연동 목사의 목회 철학이다.
그 결과 많은 목회자들을 배출했고, 의료인, 법조인, 교육자 등 사회지도층 인물을 키워 그들을 통해 효과적인 복음 전파를 한다는 목회비전을 가지고 지금도 교회 재정의 상당부분을 아낌없이 투자하여 인물을 키워오고 있다.
금번 평목회(평안교회출신 목회자 모임) 회원들은 그동안 우리 교단에서 20여년 이상 함께 목회하고 있으면서도 공식적인 모임을 갖지 못했었다. ‘평목회’ 라는 명칭도 처음 모임을 가졌던 지난 5월 11일 이 모임을 정기적으로 갖자는 의견이 모아져서 모인 현장에서 결정된 것이다.
그날 평목회 모임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모임이었다. 물론 모임에 대한 경비는 당연히 아버지의 몫이었다. 그래서는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첫 모임이라 워낙 퍼주기를 좋아 하시는 아버지의 마음을 모두가 알고 있기에 사주시는 대로 배불리 먹고, 사주시는 대로 받아들었다. 은근슬쩍 사달라고 보채는 듯 한 모습들이 보이자 ‘목회 현장에서 많이 지쳤는가 보다!’ 눈치 빠른 아버지는 인삼의 고장 금산으로 몰고 가셔서 인삼을 한보따리씩 안겨 주셨다.
평목회 회원들은 한솥밥을 먹던 지체들이기에 평생 동지로 서로 협력하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부끄러움 없는 우리교단의 목회자로 사역해 나갈 것을 약속하며 다음 모임을 기대하며 헤어졌다.
평목회 회원은 다음과 같다. 정연동 목사(평안교회), 회장 류제곤 목사(합덕제일교회), 총무 박찬호 목사(개군영광교회), 최종주 목사(군위무성교회), 홍혜표 목사(지구촌교회), 조일형 목사(평암교회), 이세웅 목사(생명수교회), 이윤호 목사(LA), 김종순 목사(필리핀), 이정숙(사모), 성명주(사모), 김경화(사모, 어린이집원장), 성삼용 전도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