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낳고 키우면서 겪는 여러 가지 어려움 중의 하나는 교회에서 아기와 함께 예배를 드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사무엘과 같은 아이들을 키워내기 위해 영적인 공급이 필요하지만, 오히려 대부분의 교회에서는 ‘자모’라는 이름아래 이 중요한 신앙성숙의 시기가 간과되기 쉽다. 출산과 양육을 책임지고 있는 부모가 임신, 출산, 양육의 긴 과정에 있어서 영적 고갈을 겪고 있음을 눈여겨보고 그 필요를 채워가는 것이 건강한 교회상의 한 모습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부모들은 교회의 구조가 아기에게 수유하거나 기저귀를 갈아주고 씻기기 쉽지 않은 구조로 되어 있다고 말하고 있다. 대부분 교회들의 해묵은 과제이다. 지난 5월부터 기독교윤리실천위원회(이하 기윤실)에서는 ‘아기와 함께 가고 싶은 교회’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지난 4개월간의 캠페인을 통해 비춰진 한국교회의 자모실 실태를 보도하고, 이에 따른 대안을 모색해본다.


교회시설·시스템·인식개선 3박자 이뤄져야
예배 늦은 사람 위한 ‘예배실 후문’ 개념 바람직하지 않아

기독교윤리실천위원회가 영유아 부모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내놓아 교회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부모들은 시설적인 측면과 자모실 운영시스템, 교회내의 인식개선에 대해 기존교회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들을 내놓았다. 아기 부모들은 1차적으로 넉넉한 공간과 온돌방, 임산부를 위한 소파, 유아용 화장실 등의 시설개선을 첫 번째로 꼽았다. 가능하다면 기저귀 갈이대나 수유 공간, 보온병, 물티슈, 유아도서, 청결한 청소상태, 식수대, 놀이방매트, 공기청정기, 기저귀, 전자레인지, 청결한 이부자리 등도 구비되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최근 백화점 등 사회내 편의시설이 확대되면서 기대치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자모실 운영에 있어서는 아이들을 돌볼 훈련된 교사나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아이의 부모로서 오히려 어느 때보다 영적인 공급이 필요한 때에, 아이를 돌보느라 예배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탁아부나 영아부, 아기부모를 케어하는 모임이나 눈높이 사명자들을 통해 좀더 온전한 예배를 드렸으면 하는 소망을 드러냈다.

교회내의 인식개선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부모들은 “아기도 교회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소란하더라도 이해해 주기를 바랐으며, 예배에 늦는 사람들이 예배실의 후문 개념으로 자모실로 들어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교회봉사를 하기 어려운 아기 부모들에게 교회봉사를 강요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회시설
넉넉한 공간, 의자가 아닌 온돌방, 임산부를 위한 소파, 유아용 화장실, 기저귀 갈이대, 모유 수유할 공간, 보온병, 물티슈, 유아도서, 잘못한 아이를 훈육할 수 있는 독립공간, 청결한 청소상태, 식수대, 놀이방 매트, 공기청정기, 기저귀, 전자레인지, 냉장고, 청결한 이부자리, 아이가 많은 경우 차를 가지고 가야 하기 때문에 주차시설, 장난감의 필요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림.

시스템
아기를 돌볼 훈련된 교사 또는 자원봉사자, 자모실에도 돌보미가 있었으면, 탁아부, 영아부, 아기부모를 케어하는 모임, 눈높이 사명자.

인식개선
아기도 교회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인식 필요, 소란하더라도 이해해주기를, 아기 부모에 대한 정서적, 영적배려 필요, 아기부모도 예배에 집중해야 함. 예배에 늦는 사람들이 예배실의 후문 개념으로 영아부로 들어와 예배드려선 곤란, 교회봉사를 하기 어려운 아기부모들에게 교회봉사를 강요해선 곤란.

※자모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기본적이고 중요한 사항들이 정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