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새중앙교회 / 담임목사 서석만 목사(CTI 강사)

영성은 관계의 변화로부터 시작된다. 변화는 윤리나 도덕의 발전이 아니라 주님과의 관계 변화, 즉 회복이다. 창세기의 초반부는 깨어진 하나님과의 관계를 여실히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하나님의 말씀을 경청하고 순종하는 인간상 대신, 인간의 욕망을 이겨내지 못하고 선악과를 먹음으로서 하나님과의 거룩한 관계를 사람 쪽에서 먼저  깨뜨리고 만 것이다.

말에 따르는 행동은 곧 그 주체의 영향력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타락한 뱀의 영향력이 얼마나 컸으면, 하나님과 말씀으로 맺어진 그 특별한 관계(아담의 첫 대화상대는 하나님)가 끊어지게 되었을까.

이어지는 창세기 4장에 기록된 가인의 예배 이야기는, 하나님과 분리된 채, 나를 위한 예배를 드리며 스스로 만족해하는 현시대의 왜곡된 예배상과 예배자들을 고발하고 있다. 삶이 없는 예배, 편의주의적 예배, 외식적 예배로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 시편 50편 21절의 ‘하나님으로 영화롭게도 아니하며 감사치도 아니하고’는 하나님과의 단절을 말하고 있다. 이런 삶은 24절의 ‘하나님께서 저희를 마음의 정욕대로 더러움에 내어버려 두사 저희 몸을 서로 욕되게 하셨으니’라는 필연적 삶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진정한 영성의 회복이란, 하나님과의 관계 운동이다.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통해서 그의 말씀 앞에 서게 되고, 예배를 통하여 올바른 대상 앞에 무릎을 꿇게 될 때에 죄된 삶, 어둠의 일을 버리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람이 될 뿐만 아니라 선한 일을 도모하게 된다.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을 통하여 이웃과의 관계도 회복되며 자아와의 관계도 회복된다. 그로 말미암아 성결한 사람이 되어 성결한 삶을 드러내게 된다. 말씀에 대한 태도와 예배의 태도는 하나님에 대한 태도이다. 하나님에 대한 태도가 거룩한 삶을 결정한다.

그렇다면 변화는 어떻게 시작될까. 인간의 지식으로, 결심으로, 본능으로 가능할까. 예수의 사람들은 육체와 함께 그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으면서 진정한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우리 중에 누구든지 자기를 위하여 사는 자가 없고 자기를 위하여 죽는 자도 없도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롬14:7-8). 진정한 구원의 목적은 변화된 사람과 그 사람의 변화된 삶이다. 오늘도 주께서는 우리에게 물으신다. 진정 나를 사랑하느냐고? 그리고 그 사랑을 재확인하고서야 맡겨진 양무리를 목양하라고 당부하신다. 하나님 앞에 서지 않는 삶이라면, 그의 사역이 그에게 무슨 유익이 있을까.

성결(거룩)의 사람, 성결(거룩)의 삶은, 하나님께서 믿음으로 구원받은 사람들에게 절대적으로 요구하는 사항이다. 구원을 얻는 믿음은 성령으로 말미암아 예수 그리스도의 존재와 사역을 전 인격적으로 고백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 고백과 받아들임은 단순히 천국에 들어가게 할 뿐만 아니라 변화될 수 밖에 없도록 믿는 자들을 이끄신다. 또한 하나님의 은혜는 구원을 주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으로 하나님을 섬기며 살아갈 수 있도록 성령 충만과 선한 양심 그리고 더 큰 은혜를 주신다. 그리스도인들이 성결한 사람, 성결한 삶을 열망하는 것은 영적인 본능이다. 이 본능은 믿음의 연조나 직분이나 은사를 지닌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나타나는 동일한 성령으로 인한 열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