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 왔다. 맑고, 푸르고, 높은 하늘로부터 쏟아지는 강력한 햇살은 여전하다. 뉴욕 다음가는 미국 제2의 도시 LA는 한국과는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미국 본토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 하고 있어 한국인들의 왕래가 잦고, 한국 교민들이 LA 지역 인구의 1/10을 차지할 정도로 많다.
Korea Town에 들어서면 한국 간판이 즐비하다. 영어 한마디 못해도 지낼 수 있을 만큼 한국 인프라가 폭넓게 깔려있다. 3년 만에 다시 찾은 LA는 몇 가지 달라진 것이 있었다.
첫째, 한국교회 간판이 눈에 띄게 줄었다. 여기 오면 들려서 가끔 예배드리던 연합교회 두 곳이 폐쇄되었고, 한인 타운에 있던 우리 교단 두 곳도 보이지 않는다. 가슴 아프다. 대부분 작은 교회지만 30% 이상 사라진 듯하다. 코로나가 남긴 상처가 짙다.
둘째, 노숙자의 증가이다. 코로나로 인하여 새로운 노숙자들이 증가하여 도심 어디서나 밤낮없이 노숙자를 목격할 수 있다. 증가한 노숙자 문제는 LA가 안고 있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셋째, 높아진 한류 문화에 대한 관심이다. BTS(방탄소년단)의 활약, 아카데미에서 기생충, 미나리의 수상 소식 등으로 한국 영화, 한국 음악의 우수성이 드러나면서 한인들에게 큰 자부심을 주었다. 한인 타운 한복판에 있는 몰(Mall)에는 K-POP 전문 쇼핑샵이 생겼고, 한국 식당에는 음식 값이 오르기는 했지만, 외국인들이 몰려들어 북적거린다.
나는 지금 해마다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상)이 펼쳐지는 할리우드 돌비극장(Dolby Theatre) 테라스의 파라솔 아래에서 이 글을 쓰고 있다. 돌비극장 앞 도로는 폐쇄되었고, 영화 ‘어벤져스’와 관련된 행사로 사람들이 몰려 있어 이따금 탄성 소리가 울려 퍼진다. 내년 봄이면 이곳에서 또 다른 오스카상 수상자들이 발표될 터인데 기생충, 미나리에 이은 한국 영화와 관계자 들이 선정되어 전 세계 사람들이 기쁨이 되면 좋겠다.
뜨거운 열기 아래 사람들은 LA의 할리우드 거리를 들불처럼 탐하고 있고, 나는 혼자 앉아 카페라테를 탐하고 있다. 오늘따라 스타벅스가 참 맛있다.
淸水 ehc3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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