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 시대의 한 해 시작은 March(3월)이었다. 농업과 전쟁의 신 마르스(Mars)에서 따온 March는 ‘진격, 행진, 앞으로’의 뜻을 갖고 있다. 추운 겨울이 끝나고 올리브 나무에 연한 새잎이 눈을 뜨면, 마스(Mars)에게 풍년과 전쟁의 승리를 기원하는 제사를 하고 농부는 밭으로, 군인들은 전쟁터로 나간다.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가 만나 문명이 충돌하며 열강의 각축장인 지중해 바다는 짐을 가득 실은 무역선, 어선의 출항 소리에 분주하고, 전쟁터로 향하는 군함들의 아우성 치는 소리로 들끓어 마치 용수철 튀어 오르는 듯했다. 이곳저곳에서 ‘앞으로’, ‘진격’ 하는 소리가 드높았다. 봄을 뜻하는 ‘Spring’ 이란 말도 이런 배경으로 된 것일 테다.
우리의 3월은 봄이 시작되는 때이다. 얼굴을 스치는 바람이 아직 쌀쌀하여도 봄기운 가득한 햇살이 뒤따라온다. 기러기는 떼 지어 북쪽으로 날아가고, 남쪽에서는 매화, 산수유가 꽃망울을 터트릴 것이다. 얼어붙었던 개울가는 녹아 흘러갈 것이고, 햇살 따스한 기슭에는 여린 쑥이 고개를 내밀 것이다. 이런 3월에 가슴에 묻어 두었던 희망을 끄집어내었으면 좋겠다.
의미요법(Logotheraphy)의 창시자 빅토르 프랑클은 심리치료의 방법을 ‘삶의 의미(희망)’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는 분명한 삶의 의미(희망)가 있는 이들은 어떤 역경과 시련도 이길 수 있음을 확인하면서 “왜 사는지를 아는 사람은 어떤 고난도 이겨낼 수 있다.” 고 했다. 어둡고 답답한 현실을 뚫고 스프링처럼 튀어 올라 우리의 삶을 한 단계 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희망의 깃발을 세워야 한다.
만물이 약동하는 아름다운 이 계절에 우리도 튀어 오르자. 희망의 깃발을 들자. 교회는 희망의 발전기를 돌려 희망을 만드는 희망제작소의 사명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시인 서순석은 ‘봄을 기다리며’ 라는 시에서 “얼굴을 스치는 바람이 / 아직 쌀쌀하여도 / 난, 알고 있다 / 봄기운 가득 찬 햇살이 내리 쬐이면 / 여린 살결 찢으며 / 솟아오른 새싹은 / 그리움 가득한 / 내 안에 먼저 피어날 것을” 이라 했다. 희망 가득한 노래 아닌가?
새싹 움트는 벌판으로 부흥을 노래하며 희망의 깃발을 앞세우고 나가는 금년 3월이기를 두 손 모은다.
淸水 ehc3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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