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배 목사 [꿈을이루는교회]
유대인들은 유월절이 되면 출애굽의 은혜를 잊지 않기 위하여 누룩이 들어가지 않은 무교병(마짜, Matzah)을 먹는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유월절이 시작되기 전날까지 여러 날에 걸쳐 누룩을 제거하기 위하여 자기 집 안팎을 청소한다.
그동안 사용하던 그릇을 끓는 물에 삶거나 아니면 그것을 버리고 새로운 식기를 구입하고, 사용하던 가구를 버리고 새 가구를 구입하기도 한다. 카펫을 청소하고, 옷이나 침구나 커튼 등도 세탁하고, 집 안에 있는 먼지를 샅샅이 제거한다. 집안에서 찾은 빵이나 누룩이 들어 있는 음식을 찾기 위하여 대대적으로 청소하고 찾은 것은 모아서 태운다.
이러한 전통은 예수님 당시에도 있었으며, 지금까지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이스라엘에 유학하는 학생들은 이때 살림살이를 저렴하게 마련하기도 한다고 한다.
구약 시대에는 히스기야에 의하여 이루어진 성전 청결 사건이 기록되어 있다. 히스기야는 성전의 문을 열고 수리하고,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에게 그들 자신을 성결하게 하고, 여호와의 성전을 성결하게 하여 더러운 것을 없애도록 했다(대하 29:1-30:27). 신구약 중간기에도 마카비에 의한 성전 청결 사건이 일어났다고 한다. 신약 시대에도 예수님이 예루살렘 성전에 올라갔을 때 성전 뜰에서 짐승을 팔고, 돈을 바꾸어 주는 사람들을 내쫓아 버리고 성전을 청결하게 했다.
성전 청결 사건은 사복음서에 모두 기록되어 있다(마 21:12-17; 막 11:15-19; 눅 19:45-48; 요 2:13-16). 공관복음서의 청결 사건은 공생애 후반 유월절에 행해진 것이다.
그런데 요한복음에서의 청결 사건은 가나 혼인 잔치의 포도주 첫 기적을 행한 후 이어서 기록되어진 것으로 공생애 전반에 유월절을 앞두고 행해진 것이다. 그러므로 성전 청결 사건은 시간적으로 볼 때 두 번에 걸쳐 일어난 사건이며, 모두 유월절을 앞두고 행해졌다.
성전의 청결은 예수님이 성전에 들어오심으로 시작되었다. 당시 유대인들은 성전에서 제사해야 했는데 갈릴리 지역이나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의 편의를 위해 필요한 제물을 사서 제사하는 것이 허용되었다(신 14:24-26). 그들은 흠 없고 정결한 제물을 드려야 했지만 합당한 제물을 가져오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성전에 쓰일 제물은 엄격한 심사 과정을 통과해야만 했다. 그래서 그들 대부분은 성전에서 파는 제물을 살 수밖에 없었다. 당시 종교 지도자들은 자기들이 고용한 상인들에게 이방인의 뜰에서 필요한 제물을 팔게 했다.
또한 당시 통용되던 로마 화폐(데나리온)나 헬라 화폐(드라크마)로 성전세를 낼 수 없기에 유대 화폐인 세겔로 바꾸어 주는 환전상들도 있었다. 그 결과, 제물을 파는 들과 돈 바꾸는 자들이었다. 그 결과 성전에서 매매하고 환전하는 행위가 활성화되고 성전이 장사의 소굴로 변질되었던 것이다.
예수님 시대의 성전 청결은 모두 유월절에 이루어졌다. 유대인들은 유월절이 가까이 다가오면 온 집안의 누룩을 제거하면서 그들은 성전에서의 누룩은 제거하지 않았다.
오늘날에도 그리스도인들은 자기 집 안 청소도 잘하고, 예배당 청소도 잘하면서 자기 심령 청소를 게을리하지는 않는지 자기 자신을 살펴야 한다. 더욱이 교회 지도자들은 성전 청결에 대한 영적 교훈을 잊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