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70~80년대에는 교회 깃발만 내걸면 교인들이 찾아와 헌신하던 시대가 있었고 성도들은 입을 것 제대로 못 입고 먹을 것조차 없어도 개척을 하고 함께 동역했는데 현대 교인들은 더 이상 개척교회를 찾지 않고 이제 헌신이나 봉사를 강요당하기 싫어하고 있으며 백화점을 쇼핑하듯 편한 곳에서 부담 없이 즐기며 신앙생활 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래도 사명과 꿈을 가지고 계신 주의 종들이 교회개척에 뛰어 들지만 목회자들은 곧바로 개척교회에 들어가는 경비를 비롯하여 생활비 등을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고 전도하기가 너무 어려워 성도가 늘지를 않으니 교회성장이 정체가 되고 부푼 꿈이 사라져 버리니 쉽게 문을 닫을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러한 수많은 걸림돌이 개척교회의 문제점으로 대두되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모 교회들이 이러한 문제점들을 직시하지 못하고 지교회로 개척해 준다고 보증금 좀 보태주고 집기와 일정 기간 운영비를 일부 지원해 주며 알아서 잘하겠지 하고 그 이후 나 몰라라 하며 정착 할 때까지 보살펴 주는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 이렇게 상황이 어렵다 보니 영혼 구원하라고 내보낸 주의 종들로 인하여 더 상처를 받게 되고 주의 가정도 힘들어지다 보니 안타까운 사연들도 많이 들려온다.
이젠 변화된 현실을 모든 교회가 깨닫고 좀 더 시대 흐름에 맞춰 개척교회에 대한 지원 방식을 바꾸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러한 때에 분리 개척에 대한 새로운 롤 모델의 교회가 있어 취재해 보기로 했다.
그 주인공이 바로 작년 이맘때에 창립한 서울남지방회 소속 시냇가푸른나무교회(이하:시푸)를 모교회로 둔 시냇가에셀나무교회 우성훈 목사님을 만났다.
- 강병익 장로 -
▶▷먼저 시냇가에셀나무교회 창립 1주년을 축하드리고 창립해서 한 해를 보내면서 감회가 새로우실 텐데 소회를 말씀해 주시지요?
2024년 한 해 동안 우리 성도들은 예배 공간, 교역자 및 신앙 공동체, 교회 조직, 교회로 오는 길, 주변 환경 등 모든 면에서 크고 작은 변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하느라 많은 수고를 감내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우리는 ‘고요하고 평온하게’(시 131:2)라는 표어를 정하고, 모든 것이 바뀐 환경 속에서 하나님의 신실하신 품을 절대적인 환경으로 삼고 나아가고자 힘을 모았습니다. 물론 그 과정이 언제나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이제 한 해를 돌아보니, 교회가 점차 고요하고 평온한 공동체로 안정되어 가고 있음을 깊이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모두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목사님의 신앙성장기는 어떠하셨는지요?
저는 목회자 가정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교회라는 울타리 안에서 자라왔습니다. 특히 아버지를 통해 몸소 보고 배우며 체득한 신앙적 유산은 제게 크나큰 영적 자산이 되었습니다. 대학교 2학년 때 하나님의 부르심을 경험한 이후, 신학대학원을 마치고 미국과 영국을 거쳐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기까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부딪히며 쌓아온 경험들은 제 신앙과 목회적 비전에 있어 값진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물론 저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 앞에서 흔들리고, 확신보다는 걱정이 앞서며,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 앞에서 주저할 때도 많은 미완의 단계에 놓인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제가 선물로 받은 영적 자산과 자양분, 그리고 저를 부르신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의지하며, 지금도 여전히 성장해 가는 중입니다.
▶▷시냇가에셀나무교회의 이름은 특별한 뜻이 있나요? 그리고 왜 신림동에 교회를 정하였는지요?
‘시냇가에셀나무교회’라는 이름은 본교회인 ‘시냇가푸른나무교회’와의 연속성을 고려하여 정한 것입니다. 자녀가 부모를 닮지만 똑같진 않은 것처럼, 본교회의 정신을 이어받으면서도 독자적인 정체성을 지닌 분립 교회로서의 의미를 교회 이름에 담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창세기 21장 33절에서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심은 ‘에셀나무’가 사막 한가운데서도 푸르름을 잃지 않는 상록수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는 본교회의 이름인 ‘푸른나무’와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었고, 동시에 광야 같은 세상 속에서도 변함없이 하나님의 은혜를 간직하는 교회의 모습과도 맞아떨어졌습니다. 이에 우리는, 뜨거운 태양 아래 지친 나그네에게 시원한 그늘을 내어 주는 에셀나무처럼, 인생의 길을 걷는 이들에게 주님의 쉼과 회복을 전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하며 ‘시냇가에셀나무교회’라는 이름을 확정하게 되었습니다.
교회 개척을 준비하며 고려한 두 가지 주요 기준은, 본교회와의 지속적인 교류가 가능할 것, 그리고 분립되는 성도들이 거주하는 지역과 가까울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조건을 동시에 충족하는 곳이 바로 ‘신림동’이었기에, 큰 고민 없이 신림동 일대를 집중적으로 탐색한 끝에 지금의 자리에서 교회를 분립 개척하게 되었습니다.
■모 교회(시푸)에서의 파격적이고 통 큰 지원
교회에서 성도 139명 지원
성도들이 언제라도 교류할 수 있도록 모 교회와 가까운 곳에 개척
평신도 선교사 30명 파송(2년, 3년 주기로 봉사 후 모 교회로 복귀: 희망자는 복귀하지 않고 그대로 정착 가능)
벌써 재정 자립이 되어 선교하고 있음
기본 행정, 예배형태나 횟수, 교구 및 교육부 운영, 양육 프로그램 개설, 새가족부의 역할 강조, 교역자 복지 등을 모교회 따라 하고 있음.
▶▷교회 개척은 언제부터 계획하고 기도해 오셨는지요?
사실 저는 교회 개척을 구체적으로 계획한 적이 없었습니다. 50대에 접어든 시점에서 부교역자로 지원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진 현실 속에서 담임목사 청빙을 기다리며 준비하던 중, 시냇가푸른나무교회에서 새로운 지교회의 담임목사를 청빙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부흥을 거듭하는 본교회의 일부를 분립하여 건강한 지교회를 세우려는 신용백 목사님의 개혁적인 목회 방침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구상해 왔던 목회적 방향을 지교회 사역에 맞추어 정리하고 보완한 후, 기도하며 지원하게 되었고,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오늘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시냇가푸른나무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사역하시다가 개척을 하셨는데 시작할 때 어려움이 없으셨나요?
본교회에서 분립하여 지교회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이미 교회 분립 준비위원회가 조직되어 있었고, 모든 준비 과정이 계획대로만 진행되지는 않았지만 꾸준히 진척을 보였고, 신용백 목사님의 확고한 의지와 전폭적인 지원, 그리고 본교회 성도들의 기도와 응원 덕분에 비교적 순조롭게 출발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부교역자로서 시냇가푸른나무교회에서 20개월 동안 사역하며 지교회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전반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신용백 목사님의 배려로 2023년 한 해 동안 본교회의 사역실장으로 섬기면서 교회의 행정 체계뿐만 아니라, 복음(케리그마), 교육(디다케), 교제(코이노니아), 봉사(디아코니아) 등 핵심 사역의 틀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러한 배움과 경험이 지교회 개척의 든든한 기반이 되었습니다. 이 지면을 빌려, 신용백 목사님과 시냇가푸른나무교회의 모든 성도님들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창립 후 지난 한 해 동안 사역하시면서 부교역자로 있을 때와 담임목사로 있을 때하고 어떤 게 다르던가요?
아무래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책임감의 무게입니다. 설교만 보더라도, 설교 횟수가 늘어난 것도 크게 달라진 점이지만, 그보다 더 큰 변화는 말씀을 전하는 태도와 깊이에 대한 고민이 훨씬 더 깊어졌다는 점입니다. 한편 한편의 말씀 속에 더욱 본질적인 진리를 담아야 하며, 회중이 그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삶에 기쁨으로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살펴야 한다는 무거운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또한, 다양한 의견을 듣고 이를 슬기롭게 조율하며 더 넓고 멀리 바라보는 시야를 가져야 한다는 점, 그리고 내린 결정의 결과를 담임으로서 오롯이 책임져야 한다는 점도 큰 변화입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요즘은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주셨던 ‘듣는 마음’과 ‘넓은 마음’을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구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교회 개척하려는 후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시냇가에셀나무교회는 ‘순수 개척’이 아닌 ‘분립 개척’의 형태로 세워진 교회이기에, 일반적인 개척 교회를 준비하는 분들께 직접적인 조언을 드리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척의 형태를 막론하고, 개척 이후 마주하게 될 다양한 상황들에 대한 일관된 원칙을 미리 세워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회를 세우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는 피할 수 없지만, 사전에 원칙을 마련해 둔다면 불필요한 혼란과 에너지를 줄이고, 함께하는 성도들이 더 건강한 공동체를 이루어 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원칙은 목회자에 대한 회중의 신뢰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기반이 됩니다. 개척 초기의 작은 결정들이 교회의 방향성과 분위기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는 만큼, 목회자로서 일관된 기준과 신중한 태도를 정립하며 개척을 준비하시길 제안드립니다.
▶▷앞으로 생각하고 있는 교회의 비전과 각오를 말씀해 주시지요?
시냇가에셀나무교회의 핵심 모토는 ‘쉼이 있는 교회’입니다. 이 쉼은 단순한 안식이 아니라, “다 내게로 오라”(마 11:28) 하시며 부르시는 주님의 겸손을 배우고 누리는 쉼입니다. 또한, 우리의 에너지를 소모하는 불필요한 활동을 줄이고, 정말 가슴 뛰게 만드는 사역에 집중할 때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쉼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쉼을 실현하기 위해, 올해부터 “주께는 무익한 종으로”(눅 17:10), “사람에게는 빚진 자로”(롬 1:14) 서기를 교회의 표어로 삼았습니다. 주님 앞에서는 겸손한 종의 마음으로, 사람들 앞에서는 빚진 자의 심정으로 섬기며, ‘함께하고 싶은 교회, 함께하면 행복한 교회’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모든 동역자와 성도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아 나아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