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이면 시인이자 수필가였던 피천득이 떠오른다. 오월에 태어나 오월에 떠난 ‘영원한 오월의 소년’으로 그를 아는 사람들 가슴에 남아있다. 그의 수필 ‘오월’은 이렇게 시작된다.
“오월은 금방 찬물로 세수한 스물한 살의 청신한 얼굴이다. 하얀 손가락에 끼어 있는 비취가락지다. 오월은 앵두와 어린 딸기의 달이요, 오월은 모란의 달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신록의 달이다. 전나무의 비늘잎도 연한 살결같이 보드랍다….”
오월을 이처럼 맑고 신선하게 말하고 있는 사람이 피천득 말고 또 누가 있을까?
5월의 봄 동산은 연산홍 철쭉이 지천으로 피어나 화려함을 자랑한다. 그리고 가로수길이나 숲속은 온통 생명으로 충만한 연두색이다. 푸르름이 아직 여물지 못해 수줍은 연두색 오월은 우리 마음을 설레게 한다.
연두색 오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다. 현대의 특징 가운데 하나가 아쉽게도 Broken Family(가정 파괴) 현상이다. 무너져 내리는 가정들을 보면서 5월에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행복한 가정 세우기 운동을 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가득하다. 그것은 어느 날 갑자기 되는 것이 아니다. 가족 구성원들의 노력과 훈련이 뒤따라야 한다.
다윗은 ‘나는 하나님 집에 있는 푸른 감람나무 같음이여’(시 52:8) 라 했다. 감람나무(올리브)는 평화와 승리의 상징이며, 그리고 부유를 나타내기도 한다. 이런 푸른 감람나무라면, 그리고 그것이 하나님 성전에 뿌리내려지는 것이라면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이다. 우리의 가정이 하나님 집에 심겨진 푸른 감람나무처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행복한 가정이 되기를 꿈꾸는 오월이면 좋겠다.
관악산 끝자락을 끼고 있는 우리 동네 오월은 연두색과 함께 아카시아 향기로 시작된다. 어둠이 밀려간 새벽이면 아카시아 향기에 취하고, 바람이라도 불면 아득한 세계. 연두색 숲속으로 들어가 뚝뚝 떨어지는 생명 가득한 연두색으로 나를 채우고 물들여 가는 오월, 생각만 해도 행복해진다.
‘신록을 바라보면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즐겁다. 내 나이 세어 무엇하리. 나는 지금 오월에 속해있다.’라던 피천득의 오월이 우리의 오월이라면 참 좋겠다.
아! 무언가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계절의 여왕 오월이다.
淸水 ehc3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