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찾았던 미국 뉴욕의 UN 센터에서 나는 인상 깊은 조형물을 보았다. 총구가 구부러져 기능을 상실한 총의 모습과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그들의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이 나라와 저 나라가 다시는 칼을 들고 서로 치지 아니하며 다시는 전쟁을 연습하지 아니하리라’(사 2:4)고 각인된 성경 구절이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51개국의 국가 지도자들이 신흥강국으로 떠오른 미국 뉴욕에 모여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UN을 설립한다. 그러나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사람들에 의한 평화는 그 생명이 길지 않은 불완전한 평화이다.
크고 작은 전쟁의 소문은 그 후에도 계속되었고,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그런 세상을 구원하시고 하나님이 주시는 샬롬(shalom)의 평화를 주시기 위해 오셔서 고난받고 죽어 무덤에 묻히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셨다. 그리스도의 부활은 대한 예언의 성취이다. 또한, 그것은 불의에 대한 정의의 승리요, 사망에 대한 생명의 승리이며 절망에 대한 희망의 승리이기도 하다.
봄꽃들이 일제히 개화하는 것을 보면서 생명의 신비와 함께 그리스도의 부활을 생각하게 된다. 모진 추위 이겨 내느라 등걸은 벗겨졌고 앙상하게 메말라 죽은 듯 서 있었는데, 그 가지 끝에서부터 꽃망울이 눈을 뜨고, 릴레이라도 하듯 꽃들이 연이어 개화하는 모습은 참으로 신비롭고 나아가 역동적이다. 이는 그리스도의 부활과 연관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것이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요 11:25-26) 라고 마르다 에게 하신 말씀은 온 인류에게 하신 말씀이다. 그렇게 부어진 부활의 은총은 온 세상을 구원하며 생명으로 이끄는 빛이었다. 부활의 은총이 쉽지 않은 세상을 믿음으로 살려고 힘쓰는 사람들, 외롭고 슬펐던 마음들을 다독거리며 특별히 전쟁의 한복판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임하여 평화의 세상으로 나가는 발판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부활절이 지나고 있으니 중동의 전쟁이 끝나고, 중동 전쟁 뉴스로 잠시 잊고 지냈던 우크라이나 전쟁도 끝났다는 소식이 당장 내일이라도 들려왔으면 좋겠다.
淸水 ehc3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