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수교대한성결교회 90회기 총회장으로 취임한 예수소망교회 석광근 목사를 만나 1년 동안의 총회운영과 비전에 대해 물었다. 취임직후 해외선교사 간담회를 시작으로 매일 2개 이상의 선약된 일정을 소화하고 있어 인터뷰 일정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 지난 6월 21일 오후, 총회장실에서 비로소 인터뷰가 진행됐다. 본지 편집국장 정연동 목사가 대담했다.
교단을 대표하는 총회장으로 선출되심을 먼저 축하드립니다. 모든 지위에는 명예와 함께 책임이 뒤따를 텐데요. 국내외 성결가족을 향해 인사와 함께 각오를 말씀해 주시지요.
-예수교대한성결교회 제90회기 총회장으로 교단을 섬길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먼저 돌려 드립니다. 또한 말씀해주신 것처럼 무한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총회장으로 취임하고 보니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고, 또 주어진 임무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에 새벽마다 더욱 더 하나님 앞에 지혜와 힘을 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성결가족 여러분 모두를 존경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한 해 동안 종의 마음을 가지고 원칙과 상식의 바탕위에 온 힘을 다해 교단과 지교회를 섬겨 가겠습니다. 교단을 위해 쓰임받는 총회장이 되도록 기도해주시고 격려해 주십시오.
총회장 공약사항에도 있었던 내용이지만, 헌장개정전권위원회가 이번 총회에서 결의되었습니다. 그만큼 헌장개정이 시급하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평소 헌장개정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계셨는지요.
-헌장개정에 대한 필요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주지하다시피 우리 헌장은 모호하고 상충되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그로인해 해석여부를 두고 많은 논쟁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심지어는 통과된 개정안까지 수정되지 않고 헌장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말씀하신 전권위원회는 부총회장 출마 때부터 내세웠던 공약입니다. 이번 총회장 출마시에도 대표 공약중의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회의 전까지 어떻게 대의원들에게 헌장개정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또 전권위원회를 조직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러나 헌장개정안을 다루면서 자연스럽게 제가 아닌 대의원들로부터 전권위원회가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개진되었고, 또 헌장 전체를 다룰 수 있는 권한을 전권위원회에 부여해주셨습니다. 이 모든 것이 우리 교단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섭리요, 인도하심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목회예식서 재출간 등 여러 굵직한 공약들을 발표하셨는데요. 다른 공약들도 간략하게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목회예식서 재출간도 헌장개정처럼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던 소망이었습니다. 성결신문사 편집국장으로 재직하던 2004년, 목회예식서를 신문사에서 문서출판의 일환으로 출간하려고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총회 집행부에서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총회에서도 못하고 신문사에서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목회예식서는 20년 전에 만들어져 개정이 시급합니다. 감사하게도 오늘 오전(*편집자주 6월 21일) 목회예식서편찬위원회가 출범예배를 드렸습니다. 연내에 집필이 완료되면, 내년 초 공청회를 거쳐 바로 출간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좋은 결실이 있을 것입니다.
그 외에도 교단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는 사중복음 교재를 출판할 예정입니다. 일선 목회자들이 생각할 때, 현재 계단공과 및 구역공과로는 성결교회의 신앙근간이 되는 사중복음을 설명하는 데 조금 미진하다는 생각들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린이, 학생, 청·장년용 사중복음 교재를 제작해 보급하겠습니다. 또한 목회자 최저생계비 지원의 기초를 놓을 수 있도록, 천사운동도 적극적으로 확대할 것입니다. 많은 것 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필요하고 중요한 것들은 꼭 이뤄가겠습니다. 성결부흥운동을 통한 개인의 영성강화와 교회부흥도 빼놓을 수 없는 정책입니다. 이전처럼 개교회, 감찰회, 지방회 단위로 성결부흥성회를 개최토록 하겠습니다.

취임사에 있던 ‘숲속의 오솔길’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떤 함의를 갖고 계신지요.
-여러 언론기관에서도 ‘숲속의 오솔길’을 기사의 헤드라인으로 많이 선택한 것을 저도 보았습니다. ‘숲속의 오솔길’은 원래 길이 없는 숲에 한 사람, 두 사람, 여러 사람이 그 곳으로 다녀서, 마침내 새로운 길이 만들어진 것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이 용어의 첫 의미는, 제가 한 해 동안 하는 일들이 크게 드러나지 않는 일 일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떤 분들에게는 제가 하는 일이 길 없는 곳을 무모하게 걷는 것처럼 보여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 용어에, 오솔길을 내는 심정으로 그 길을 걷겠다는 저의 각오를 담았습니다. 제가 걷는 길을 제2 제3의 사람들이 믿고 따라온다면, 자연의 진리처럼 분명히 ‘숲속의 오솔길’은 생겨나고야 말 것입니다.
저는 취임사에서 지역과 나이, 성별, 계파, 직분을 막론하고, 모두 이 아름다운 동행의 길로 함께 걸어가자고 당부 드렸습니다. 우리가 올 한해 같은 말, 같은 마음, 같은 뜻을 지니게 될 때 예성의 역사가운데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숲속의 오솔길’은 금세 ‘시온의 대로’처럼 넓어질 것입니다. 저 개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교단을 위해 총회의 여러 정책과 행사에 많은 협력과 관심을 당부 드립니다.
너무 광범위한 질문이 될 수도 있을 텐데요. 우리 교단에 대해 어떤 진단을 갖고 계신지요.
-아쉽게도 오늘 아침 교단의 어른이신 손택구 목사님을 하나님 곁으로 보내드리며 교단장으로 발인예배를 드렸습니다. 교단을 창립하고 부흥을 위해 고군분투 하시던 목사님들이 목회일선에서 물러나시고, 한분 두분 세상을 떠나고 계십니다. 새로운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는 시기입니다. 후배들의 구심점이 되었던 분들이 은퇴하면서, 이제는 한 사람에게 의지하기 보다는 함께 합력하여 교단 일을 이뤄내야 하는 시기가 된 것입니다.
이런 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협력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성향이 다른 사람이 총회장이 되었다고 해서, 관심과 협력빈도가 낮아진다면 누가 총회장이 되어도 결코 큰일을 이뤄낼 수 없을 것입니다. 절대로 편 가르기나 계파주의로 가서는 희망이 없습니다. 합력과 협동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또 하나는 평신도 기관의 침체입니다. 성청조직이 완전히 와해되어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성청활동을 통해 목회자로 서원하고, 훌륭한 장로님이 되신 분들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꼭 복원돼야 합니다. 청년이 살아야 희망이 있습니다. 남전련이나 여전련, 장전련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새로운 분들의 참여가 미미합니다. 개교회 목회자들의 관심과 독려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기관은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건강한 기관운영을 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평신도 기관이 약화되면, 교단이 같이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 교단뿐 아니라 이 시대 목회자들의 문제일 수 있겠지만, 열정 있는 목회, 일사각오의 충심을 가지고 목회하는 목회자들이 적은 것 같아 아쉽습니다. 교회부흥이 어려운 시대인 것은 분명하지만, 목회자로 부르신 소명을 날마다 되새기며 하나님 앞에 서는 목회자들이 많아져야 하겠습니다. 사명 때문에 울고, 사명 때문에 기도하던 첫사랑이 회복되어져야 합니다.
이런 목회자들이 여기저기서 일어날 때 교단에 희망이 있습니다. ‘목회자의 영성 수준이 교회의 영성 수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목회자의 영성 수준이 교단의 영성 수준이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 목회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영성 있는 교단만이 희망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내외 성결가족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성결가족 여러분, 목회와 신앙에 유익을 주는 총회가 되겠습니다. 국내 1,200교회와 해외 300여 선교지의 성장을 지원하고, 목회자들의 눈물과 아픔을 헤아리는 총회가 되겠습니다. 성도님들의 신앙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총회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혹시라도 총회에 대해 잘못된 편견이나 오해를 갖고 계신 분이 있다면, 새로운 포도주를 새 부대에 담아 주십시오.
저 자신부터 다시 한 번 총회의 존재목적과 사명을 마음에 되새깁니다. 총회임원을 비롯한 총회본부에 근무하는 모든 직원들이 지 교회를 섬기고 그 유익을 도모하는 일에 헌신할 것입니다. 당부 드립니다. 90회기 총회에 깊은 애정과 신뢰를 보내주십시오. 더욱 더 주어진 직무에 최선을 다해 헌신하고 충성하겠습니다. 섬기시는 가정과 교회, 직장의 복을 기원하며 지면으로나마 인사드립니다. 성결가족 여러분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
일 시 : 2011년 6월 21일
장 소 : 총회본부 총회장실
인터뷰 : 정연동 편집국장
정 리 : 유홍열 편집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