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모 목사(1890-1950)는 성결교회 초창기 교단을 발전시킨 공로자다. 보성학교와 한성영어학원을 졸업한 당시 몇 안 되는 영어에 능통한 지성인이었다. 이승만 박사와는 한성영어학교시절에 같이 공부한 절친한 사이로 독립운동에도 협력했다.

1921년, 최석모는 은혜를 받은 후, 절망 속에 있는 민족을 오직 복음으로만 구원할 수 있다는 믿음과 사명으로 경성성서학원에 입학했고, 이승만은 해외에서 독립운동을 본격적으로 할 목적으로 미국유학을 떠나게 되어 두 사람은 헤어졌다.

1948년 대한민국이 건국되고, 이승만 박사가 초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새 나라에는 훌륭한 지도자들이 많이 필요한데, 행정경험이 있는 한국인은 일제의 관리경험을 한 친일파뿐이었다. 그러니 이들을 배제하고 깨끗한 사람으로 정부의 주요 요직을 채우려고 하지만 인재가 심히 부족했다.

그때, 이승만은 영어를 잘하고 사상이 온전한 사람을 찾던 중 문득 과거 한성영어학원에서 함께 공부한 최석모가 생각났다. 최석모 목사는 당시 아현교회의 담임목사였다. 어느 날, 대통령 비서가 찾아와 이승만 대통령이 만나자고 전했지만 그는 거절했다. 며칠 후에는 비서실장이 대통령의 서신을 가지고 왔다. 내용은 정부기관지 ‘서울신문’의 사장을 맡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나중에는 장관을 시켜주겟으니 국가의 발전에 헌신하라는 것이다.

최 목사가 보낸 답장의 내용은 이러했다. “나는 이미 하늘나라를 위해 헌신했습니다. 나는 오직 ‘목양일념( 牧羊一念)’ 입니다”라고 보냈다. 당시 정계 진출을 위해 목회를 버리고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목사들이 많았다. 최석모 목사는 대통령의 호의로 세상적으로 출세할 길이 훤히 보였지만, 바울처럼 세상 것은 분토같이 버리고 주님만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선한 목자였다(요 10:11, 빌 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