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입은 치유자」(The Wounded Healer)라는 책으로 널리 알려진 헨리 나웬(Heri J. M. Nouwen, 1932~1996)은 네덜란드의 네이께르끄(Nijikerk)에서 태어났습니다. 1957년 사제로 서품 받았고 그 뒤 미국으로 건너가 심리학과 신학을 공부했습니다. 그는 저명한 상담학자로 하버드대학과 예일대학에서 목회상담학을 강의했습니다. 젊은 학자로 앞날이 보장된 삶이었습니다.
그러던 그가 어느 날 학교에 사표를 제출하고 종적을 감추어 버렸습니다. 2년 뒤 헨리 나웬은 페루의 한 빈민촌에서 맨발로 생활하고 있는 모습으로 발견되었습니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세계적인 석학을 문명사회로 이끌어 내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결국 그는 노틀담 대학의 교수로 다시 문명사회에 복귀하였고 그의 강의를 듣기 위해 많은 학생들이 노틀담 대학으로 몰려들었습니다.
그러나 환호와 기대에도 불구하고 그는 또다시 종적을 감추었고, 이번에는 캐나다 토론토 근교 Daybreak(새벽의 집)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그는 그곳에서 정박아들을 돌보며 집필하는 일을 하다가 1996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부귀, 명예, 성공이 보장된 대학 강단을 버리고 정박아들의 코를 닦아 주고 기저귀를 갈아주고 있는 이유를 헨리 나웬은 ‘풍요로움에 대한 죄스러움’과 ‘상처받은 이웃을 위한 섬김’이라 했습니다.
힘들고 어렵다는 말을 우리는 너무 쉽게 자주하며 사는 것은 아닙니까? 위로 바라보며 살아야 하지만 때론 아래도, 과거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잠깐 눈을 아래로, 과거로 돌려보면 현재, 지금 누리고 있는 넉넉함과 풍요로움에 대해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날 우리는 가난의 고개를 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고, 고난의 터널을 빠져나오기 위해 허우적거려야 했습니다. 그 때를 비교해 보면 지금 우리는 너무나도 넉넉하고 풍요롭습니다.
‘풍요로움에 대한 죄스러움’을 느낄 수 없을 만큼 당신은 풍요로운 것이 아닙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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