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가 낳은 세계적인 화가 렘브란트와 고흐가 있다.
이들은 자화상을 많이 남긴 화가로도 기억된다. 렘브란트는 자신의 성장기, 부와 명예를 얻은 절정기, 질병, 가족사별 등 인생의 굴곡을 지날 때마다 자신의 내면세계를 자화상으로 남겼다.
렘브란트의 영향을 받은 고흐도 40여점의 자화상을 남겼는데, 그의 자화상에는 잦은 발작으로 고달프게 살았던 삶의 흔적들이 그대로 남겨있다.
창백한 얼굴, 잔뜩 찌푸려진 미간, 긴장과 불안으로 가득한 눈동자 등 내면세계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다. 고흐는 ‘자화상은 일종의 자기고백 같은 거야’ 라며 스스로의 모습을 화폭에 남긴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 나는 어떤 모습인지? 자신의 내면세계가 어떤 모습인지를 알기위한 방법 가운데 하나가 자신의 얼굴을 보는 것일게다. 요즈음은 셀카로 찍어 볼 수 있는 쉬운 방법도 있고, 거울에 비쳐진 모습으로도 볼 수 있다.
시인 윤동주는 외딴 곳의 우물을 홀로 찾아가 들여다보면서 자신의 참모습을 알고자 했다. 그의 시 자화상은 이렇게 시작되고 있다.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윤동주, 자화상)
윤동주는 맑은 우물에 비쳐진 자화상이 싫었던 것이다.
나의 자화상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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